위험한 하우스 렌트

정프로 작성
작성일 2010.08.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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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가 위니펙에서 열립니다. 개인적으로 반갑고 고마운 소식입니다.
이 북아메리카 중부 시골마을에 동네잔치가 열리는듯 합니다. 소잡고 마을사람 모두 모여 다함께 축하해줘야할꺼같은 분위기 ㅋㅋ 몇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이 축제를 맘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대회를 관전할때는 셀폰은 꺼두시거나 진동으로 하시고, 디지털 카메라로 선수들을 찍을때는 샷할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묵음모드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선수들이 어드레스했을때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야안에 있지 않도록 배려해주시고, 프리샷 루틴부터는 꼭 움직임을 멈춰주세요. 한국선수들이 좋은 샷을 했을때는 "굿 샷!" 이라고 칭찬해주시면 백배 힘이 날겁니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오늘 올릴 글의 내용은 "선의" 또는 "정직"입니다.
캐나다에서 이게 깨지면 어떤일이 그 다음에 벌어질까요? 각자 상상에 맡깁니다.

한국에서의 우리는 조상대대로 수천년을 살아왔고, 그 문화에 100% 완벽하게 적응하고 살았습니다.
혹, 적응을 잘못하고 법을 어겨서 전과가 있는분들은 영주권을 절대 못받죠? 이민만이 아니라 해외여행에서도 제한이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따라서 여기 오신 여러분들은 한국에선 100% 완벽하게 적응하고 살고 계셨던 전과가 깨끗한 분들이죠. 대단하십니다.

자~눈을 돌려 여기를 쳐다봅시다. 여기는 캐나다. 우리는 여기서 완벽한 이방인에서 서서히 이 나라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하고 있는중입니다. 아이들은 매우 적응이 빠를것이고, 나이들어 이민오신 분들은 좀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때때로 비극은 아주 사소한것에서 비롯된다는데에 인생은 불행으로 가득차있는것으로 보일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접하기 어렵지 않은 케이스입니다.

1. 철수는 은행의 몰기지를 끼고 집을 한채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는 자꾸 보험에 가입하라고 합니다. 보험이라면 한국에서 보험아줌마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장사에 가까울때도 있습니다)에 하도 시달려서 영 호감이 안갑니다. 때로는 그 아줌마들이 주는 사탕이나 초콜렛,그리고 라이타등만 얼른 챙기고 명함은 휴지통으로 고고씽~. 그거 싫어서 이민왔는데 여기서도 보험은 인생과 뗄레야 뗄수없는 팔자라는걸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정답 - 은행은 철수를 위해 돈을 빌려줍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셈이죠. 변호사가 서류일체를 작성하는 동안 그 서류중에 보험증서가 없으면 절대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철수가 적절한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고나 피해로 집이 소실될때 은행에선 철수에게 빌려준 돈을 홀랑 날리게 되기때문이죠. 따라서 몰기지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적절한 보험 가입"이 됩니다. 여기까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2. 그런데 철수가 그집을 사고 이사를 하려고 하니 막상 애들이 정든 학교를 옮기기 싫어합니다. 가정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철수의 사고방식으로는 최대한 애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그냥 지금 살고있는집에 애들이 고등학교과정을 마치는 몇년동안만 더 거주하고 새로 산 집은 렌트를 주기로 부인과 결정을 합니다. 코사랑에 광고를 올렸더니 금새 렌트는 나갔습니다. 어차피 몰기지 받을때 집보험도 들어두었으니 아무런 걱정없습니다.

정답 - 보험사는 철수가 그 집에 살고 관리를 하리라는 전제하에 철수에게 보험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철수는 그집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따라서 모든 보험은 무효화됩니다. 애초에 보험자체는 아예 가입을 안한것과 똑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전설의 고향 구미호 버전이 됩니다. 마음 약한분들은 안보시는게 좋을겁니다.

3. 세상은 가끔 뜻대로 되는일이 있기도하다는 생각에 한껏 고무된 철수는 가족을 위한 소풍을 겸한 외식 스케줄을 주말에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 산집이 화재가 발생해서 철수는 급히 보험사에 사고를 통보하고 보상을 기다립니다. 렌트를 살고 있는 사람이 불끄느라 다치기도 했고, 그들의 살림살이도 다 화재로 사라졌지만 철수가 보험에 가입했으니까 다 보상될꺼라고 안심합니다.

정답 - 보험회사는 가입시 가입자의 선의를 믿습니다. 그러나 철수는 마음이 바뀌었고, 보험사에 이를 통보하지 않은 고지의무를 위반한것이되며, 이로써 부정직한 (DISHONESTY) 사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됩니다. 또한 은행도 철수의 선의를 믿고 적절한 보험을 가입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상이 안되는 상황이 되자 급히 자신들의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 돌입합니다.보험사에서는 철수의 계약 사항 위반으로 한푼도 보상할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철수는 곧이어 몰기지를 받은 은행에서도 다음주까지 몰기지 전액을 상환하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갚을 돈이 없으면 소송을 당하게됩니다. 인생 쫑납니다.

4. 철수는 사소한 결정하나가 큰 문제가 될수있음을 깨닫고 급히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이미 DISHONESTY 가 된 철수를 믿어주는 사람은 한국인들 뿐입니다. 한국에서는 별로 큰 문제가 안되는걸 왜 캐나다에서는 문제를 삼는지 한국 교민들사이에는 철수에 대한 동정이 가득합니다. 그중에 몇분들은 적극적으로 철수를 보호하기 위해 소송과정에 직접 참여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법은 캐나다에서 어기고 한국에서의 법과 문화를 비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국인들이 오히려 캐나다인들이 보기엔 좀 이해가 안될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우리가 외국에서 이주해온(미국이든 동남아/일본인이든 유럽에서온 사람들이든) 이민자들이 한국법을 어겼을때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시면 좀 더 수월하게 이해되실듯 합니다.

정답 - 맨처음 언급한 바와 같이 여기는 한국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가 한국과 다르고 캐나다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할 이유가 바로 위와 같은 경우때문인데요, 한국 교민들이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캐나다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게 아니란것이죠.

때때로 무면허에 무보험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차에 대한 사고소식을 신문에서 볼수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무보험의 대포차를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사고가 안날땐 그리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땐 전혀 알수가 없지요. 좋은차라면 더욱 안전해보인다고 우리가 우리 자녀에게 또는 친구에게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 걱정말고 무보험으로 차를 타라고 권하지는 않는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십시요.

가장 중요한 점은 보험은 가입자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겁니다. 결코 다른사람이 내 보험을 들어줄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소유가 바뀌는 그 순간 보험도 효력을 잃습니다. 내가 보험료를 내고 절친한 친구의 생명보험을 든다면 나중에 그 친구가 죽었을때 경찰은 나를 범인으로 지목할 가능성이 90% 이상이 되는겁니다. 남의 재산에 보험을 드는건 법적으로 금지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또한 실제 거주자가 바뀌는 그 순간도 법적 무효가 되는 순간입니다. 보험사 모르게 몰래 하신다구요? 하이드로 빌이나, 신용카드, 애들 학교에서 오는 통지서, 기타 요금청구서까지 완벽하게 바꾸실수 있을까요? 하실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신다면 애초부터 사기의 목적으로 계획한 범죄행위가 됩니다. 우려되는 가중처벌...보험 보상금이고 뭐고 감옥에서 나머지 인생을 완벽하게 다른 관점에서 출발할수도 있다는것이죠. 인생전체를 걸고 거대한 보험사의 로펌을 상대로 <난 잘못이 전혀 없다>는 생사의 혈투를 벌일 준비가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주변 분들이 절대 권해서는 안됩니다.
시민권이 있으신 분은 감옥에 가게되고, 영주권만 있으신 분은 영주권 박탈에 본국 추방이 될수 있습니다. 보험사기범이 되는거죠.

기억하십시요. 서명을 하시는 그 순간에 모든 보험은 효력을 서로 선의로 시작하는겁니다.
만일 나중에 그 조건을 어기거나 바뀌는 순간 더이상 보험은 보험이 아닐수 있습니다.

주의하시고 또 기억하십시요. 그 선의가 DISHONESTY 로 바뀌는 순간에 인생도 확 바뀔수 있다는점을.

DISHONESTY 로 낙인찍힌 사람은 취직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입장바꿔 여러분이라면 여기서 새로 만난 다른 민족에 DISHONESTY 로 전과가 있는 사람을 고용하시겠습니까? 왜 멀쩡한 사람들을 다 놔두고 하필 그사람을??
사업도 못합니다. 보험사에서 가입을 거절합니다. 나중에 그 사람으로 인해 무슨일이 벌어질지 보험사에서 미리 짐작할수 없는 사람으로 여기는거죠. 대출은 더더욱 못받습니다.

선의로 사업을 하다가 파산을 하면 정부에서 보호해줍니다. 이자도 감면해주고 서서히 적은 돈으로 채무를 갚아가다가 5년정도 지나면 다시 크레딧을 완벽하게 깨끗하게 만들어주도록 법이 만들어져있습니다.

하지만 DISHONESTY 는? 그런거없습니다. 평생 따라다닐 가능성이 몹시 높습니다.
사소한 교통사고가 나도 이런 기록이 남아있는 사람은 고의사고의 가능성때문에 보상처리가 몹시 늦어집니다. 물론 자동차보험료도 남보다 몇배 더 내지 않으면 가입을 못할수도 있습니다. 한국학생들에게 제가 늘 강조하는거지만 어릴때부터 자기자신의 캐릭터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수시로 사고를 내고 교통위반 딱지에 과속딱지를 떼고 다니는 학생들은 한국에서 처럼 젊은 날의 과오로 사회의 관대하고 따듯한 시선을 받는 대신에, 사고기록이 전혀없고 딱지한번 떼지않은 학생 운전자에 비해 어마어마한 불이익을 받게됩니다.

어떤 학생이 유발한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깨끗한 학생에게는 법원이 불가피한 실수로 인정되기에 관대한 보호처분만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에 사고와 티켓기록이 풍부한 학생은 상습범으로 여겨지며, 사회공동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서 면허는 취소되고 감옥에서 몇년의 격리기간을 거치는게 올바른 판단으로 판결날 확률이 커지는것이죠. 미국과 캐나다의 법률적용은 완전히 개개인의 캐릭터에 따라 달라집니다.

침뱉으면 몇만원, 담배꽁초 버리면 몇만원, 노상방뇨는 몇만원 - 한국에서는 이런식으로 위반한 법률에 따라 벌칙이 달라지지요. 대부분 일정하게 정해져있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조금 더 이해하시라고 지저분한 예를 들게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집보험을 들때 렌트용이라고 분명하게 밝히면 된다는 점입니다. 비록 보험료는 더 내겠지만 신고하는 사업소득에서 비용으로 인정받아 납입하신 보험료는 소득공제의 혜택을 정당하게 누릴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커머셜 보험이 되는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집주인의 거주목적인 집보험은 절대 공제 안해줍니다. 이 대목의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민병규 회계사님께 자문을 구하시면 됩니다. 단, 이 경우에는 세입자는 반드시 집주인 건물에 대한 책임보험을 가입해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을 보험사에선 요구하기도 합니다.

날이 덥습니다. 오싹한 기분을 느끼시라고 일부러 이런 글을 쓴건 아닙니다.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교민사회에 무시무시한 폭탄과 지뢰가 심겨져 있는거 같아서 우려되는 마음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현명하게 대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직하게 일을 하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자료 제공 : 정프로>

백곰
작성일 2010.08.28 09:15

정프로님의 글을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근데 궁굼한 점이있어서요....제가 살다가 다른 사람에게 랜트를 줄때 보험을 오토펙에 찾아가서 다시 랜트용보험으로 전환하여야 하는건가요? 어떻게 하여야하는 건지 방법 좀 이러주세요.....

정프로
작성일 2010.08.28 18:02

맞습니다. 거주의 목적이 리스의 목적으로 변했기때문에 당연히 다른 보험이 필요합니다. 가까운 오토팩(집보험을 취급하는) 사무실에 가셔서 현재 살고 계신 집을 다른 사람에게 렌트줄꺼라고 말씀하시면 직원들이 적절한 보험상품을 제시할겁니다. 백곰님께서 브로커에게 진실을 말했는데 잘못된 상품을 제시해서 후에 가입자에게 의도하지 않았던 손실이 발생될 경우 가입자는 그 보험 브로커에게 소송을 걸어 손실액 전부를 받아낼수 있습니다. 모든 보험사무실은 그래서 이런 경우를 대비한 가입한도 백만불의 ERROR & OMISSION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쿤타쿤
작성일 2010.08.31 22:14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