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최(David Choi)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Min ByungGyu 공인회계사
신민경 부동산
네이션웨스트 보험 - 마틴권
Buy & Sell
쥴리 손 (Julie Son) -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 (Re/Max Professionals)
황주연(Irene) 부동산
샘 마(Sam Ma)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이야기방

 

♣ 글은 글쓴이의 인품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답글은 예의와 품위를 갖추어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

♣ 이민, 유학, 현지 정착에 관련된 질문은 해당 게시판에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카테고리에 있는 것처럼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등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입니다. ♣
♣ 상업적인 광고는 발견시 임시게시판으로 옮겨지며 문의는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바랍니다. ♣

♣ Ko사랑닷넷 광고안내 보기♣

  

어느 할인점에서 생긴 일

작성자 정보

  • 태산일송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그날따라 대형할인점에는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모두들 온갖 음식거리와 각종
선물들을 카터에 가득 싣고
분주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나 역시 들뜬 마음으로 추석 때 찾아올 손님들을 위한
음식재료들을 사고 남편과 아이들 선물도 샀습니다.
계산대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못잡아도 한 30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바로 앞에 서있는 남매로
보이는 아이 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은 남자애가 한 여섯 살쯤 되어 보이고 누나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열 살쯤 되어 보였습니다.
옷은 초라하게 입고 있었지만 눈매가 총명한 것이
착하고 똘똘해 보였습니다.




내 눈길을 한 번 더 잡아 끈 것은 남자아이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꽃병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아이들 손엔 다른 물건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저 꽃병 하나 사려고 이렇게 오래 줄을
서있다니…. 아이들 엄마는 어디 갔지?’
아이들이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입을 꼭 다문 채 가만히 자기들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꼬마들의 차례가 왔습니다.
남자아이가 깨질세라 꽃병을 자기
키 높이만한 계산대에 조심스럽게 올려 놓았습니다.

계산원은 기계적으로 바코드에 식별기를
갖다 댔고 가격을 이야기했습니다.
“6천800원이다.”
여자아이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습니다.

“6천800원이라고요? 이상하다,
4천원이라고 써 있었는데….”
“니들이 선반에 붙은 가격표를 잘못 봤나보다.
위쪽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봐야 하는데
밑에 있는 가격표를 봤구나.”



“우린 4천원밖에 없는데….”
누나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조그만 남자아이는 계산대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가자. 다른 걸로 골라오자.”
“아니야. 엄마가 좋아하는 분홍색은 이것밖에 없었어.”
순간 남자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이 얼핏 보였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자 내 뒤에서 줄을 서있던
사람들의 불평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니네들 어떻게 할 거니? 다른 걸 골라오든지,
집에 가서 돈을 더 가지고 오든지 빨리 결정해라.”
계산원의 호통을 듣고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의 손을
다시 잡아 끌었지만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보다 못한 내가 얼른 천 원 짜리
세 장을 계산원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걸로 일단 계산해주세요.”
“이 아이들을 아세요?”
“아니요. 그냥 해주세요.”

난 엄마가 그토록 좋아하는 분홍색 꽃병은
이거 하나밖에 없었다고 했던 말이
마음에 크게 걸렸습니다.




계산이 끝나고 아이들은 계산대 밖으로 나가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계산이 다 끝나고 카터를 밀고 나오자 여자아이가
동생의 손을 잡고 내 앞으로 와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주머니, 고맙습니다.”

누나가 인사를 하자 옆에 있던 남자아이는
조그만 손으로 거스름돈 200원을 내밀었습니다.



“그건 놔둬라. 근데 엄마는 어디 가셨니?”
물어보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는 지난 여름에 돌아가셨어요.”
여자아이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습니다.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계속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럼 이 꽃병은 뭐니?”
“지난번 엄마 산소에 갔는데 엄마 산소
앞에만 꽃병이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돈을 모아 다음에 올 때
꽃병을 사오기로 했었어요.”

“그럼 아빠하고 같이 오지 그랬니?”
“아빠는 병원에 계세요. 집에는
할머니밖에 안 계세요.”



“이런, 그래 빨리 가봐야겠다. 엄마가
참 좋아하시겠다.”

남매가 무슨 보물이나 되는 것처럼 꽃병을
가슴에 안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늦은 시간까지 기도를 했습니다.
제발 이 아이들이 더 이상 큰 고통없이
잘 자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난 그날 그렇게 단돈 3천 원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샀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259 / 10 페이지
  • 닉네임 때문에 생긴 일
    등록자 푸른하늘
    등록일 04.28 조회 1680

    (길지만 꼭 읽어 주세요~) 얼마 전 동호회의 회원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엔 자주 안 나가지만 조문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 아버지를 팝니다...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05 조회 1681

    어느 날, 신문광고에 아버지를 판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그 광고에는 아버지는 지금 노령이고, 몸이 편치 않아서 일금 일십만원이면 아버지를 팔…

  • 공들의 힘겨루기
    등록자 푸른하늘
    등록일 02.16 조회 1684

    짧은 유머(오늘도 웃는하루 되세요..^*~) 운동장에 야구공 그리고 축구공,농구공,럭비공이 있었다. 공들은 자기들 사이에서 서열을 정하기 위해 …

  • 아빠의 고백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6.06 조회 1691

    아빠는 퍽 가정적이셨다.어릴 적엔 우리 사남매의 머리를 도맡아 잘라 주셨고, 제사 땐 엄마를 도와 생선전을 모양 좋게 부치셨으며, 우리가 소풍가…

  • 생각의 차이
    등록자 푸른하늘
    등록일 02.26 조회 1693

    10대 자녀가 반항을 하면그건 아이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집에 잘 있다는 것이고지불해야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직장이 있다는 것이고파티를…

  • 세상을 보는지혜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12 조회 1695

    어리석음을 방지하는 최고의 만병통치약은 통찰이다. 누구나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알아라. 그러면 자신의 관념과 생각을 현실에 맞게 고칠수있을 것이…

  • 5달러짜리 자전거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6.20 조회 1699

    외국의 어느 자전거 경매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따라 많은사람들이 찾아와 저마다 좋은 자전거를 적당한 값에 사기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었습니다…

  • 아름다운 이야기 (부, 성공, 사랑)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4.28 조회 1701

    한 여인이 집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정원 앞에 앉아 있는 하얗고 긴 수염을 가진 3명의 노인을 보았다. 그녀는 그들을 잘 알지 못했다. 그녀가…

  • 시사 용어 - 니트(NEET)족 / 골드 키즈(Gold Kids)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12 조회 1701

    생활 이야기 니트족 (NEET) 족 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의 줄임말. - 학생도 아이고 생산…

  • 아버지의 손등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08 조회 1702

    오래 전 일입니다. 남들은 친정 나들이가 기쁘다고 했지만 저는 친정에 갈 생각만 하면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10여 년째 중풍을 앓으시던 아버…

  • 지갑에 담긴 사랑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03 조회 1703

    아내와 나는 20년 동안 가게를 하면서 참 많은 손님을 만났다. 그 가운데 특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 잡은 손님이 한분 있다. 얼마전 저녁 무…

  • 자신을 들여다본다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7.03 조회 1704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탓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논어(論語)》,- 지위가 없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서…

  • 우리는 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다.
    등록자 푸른하늘
    등록일 03.08 조회 1705

    옆집에 사는 데이빗은 다섯 살과 일곱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하루는 그가 앞마당에서 일 곱살 먹은 아들 켈리에게 잔디 깎는 기계 사용하는 법…

  • 아빠의 보조다리
    등록자 일송
    등록일 03.03 조회 1707

    여행에서 돌아오다가 우리 가족은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 사고로 나는 두 개의 보조다리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나보다는 덜했지만 아…

  • 인디언 할아버지 말씀 - 세번째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3.26 조회 1709

    지혜 이야기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네. "강인함이란 삶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서고, 실패가 무엇인지 알고, 슬픔과 고통을 느끼고,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

  • 정상까지 오르려면..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3.27 조회 1715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 네팔의 에베레스트를 오를 때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자기 속도로 가야…

  • 나를 울린 꼬맹이
    등록자 일송
    등록일 02.14 조회 1716

    지혜 이야기 PC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 날 꼬마 천사를 만났습니다. 손에 꼭 쥔 100원짜리 동전하나를 건네며 10분만 인터넷을 할 수 있느냐고 …

  • 무료(No Charge)
    등록자 무늬만요리
    등록일 05.29 조회 1716

    우리 어린 아들이 엄마에게 다가와서는 쪽지 한장을 건넸다. 엄마는 앞치마에 손을 닦은 다음,쪽지를 읽었다. 잔디 깎은것 $5 이번주에 내 방 청…

  • 그림이 있는 시 - [제라늄은 끝까지 붉다] / 윤재철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6.02 조회 1718

    문학 이야기 제라늄은 끝까지 붉다 윤 재 철 별관 현관 앞 길쭉한 플라스틱 화분 위에 제라늄은 가을 하늘 깊숙이 붉다 아욱잎을 닮은 푸른 잎도 누릇누릇 말라…

  • 멋진남자 멋진여자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24 조회 1719

    - 멋진남자 - 겸허 - 다른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일줄 알고 노력 - 항상 노력에 소홀하지 않고 대담 - 소심하지 않고 대범하며 리드 - 여자를 …

  • 자식도 재산도 내것이 아니다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01 조회 1720

    자식도 재산도 내것이 아니다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워한다. 제 몸도 자기 것이 아닌데 어찌 자식과 재산이 …

  •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29 조회 1720

    당신이 3일 후에 죽는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미국 유학 시절의 일입니다. 교양과목 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였습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

  • 뭘 해먹으면 좋을까요~???
    등록자 Ryan
    등록일 08.07 조회 1720

    한식 안녕하세요~ 유학생 Ryan 입니다~ 음식을 좀 해먹고싶은데 할 줄 아는게 없어서 ㅋㅋ 레시피를 보고있습니다. http://blog.dreamw…

  • 시사용어 - 모모세대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6.02 조회 1721

    생활 이야기 모모세대 (MOMO Generation) 모모세대 : 모어 모바일(More Mobile) +세대(Generation)을 줄여 만든 신조어. TV…

  • 자작나무숲 월요 음악 - 2017 비엔나 필 신년음악회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1.10 조회 1722

    음악 이야기 2017년 비엔나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 음악회- BBC방송 - 지휘 : 구스타프 두다멜 (역대 최연소) - 오스트리아 '빈 하모니 관현악단…

[알립니다]
** Ko사랑닷넷의 광고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해 작성/광고되고 있으며, 광고내용에 대해 Ko사랑닷넷은 어떠한 보증도 하지않습니다.
** 광고에 따른 모든 거래는 본인 책임 아래하시기 바라며, 분쟁발생시 광고주와 소비자간에 직접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 허위광고나 부당한 거래가 있으면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을 주시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