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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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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산일송 작성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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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퍽 가정적이셨다.어릴 적엔 우리 사남매의 머리를 도맡아 잘라 주셨고, 제사 땐 엄마를 도와 생선전을 모양 좋게 부치셨으며, 우리가 소풍가는 날이면 직접 세모,네모난 김밥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너무 추워 꿈쩍도 하기 싫은 겨울날에도 아빠는 보충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우리들 오토바이로 마중나오시곤 했다.



아빠는 오래 전부터 시계방을 운영하여 삼촌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키셨는데,그때만 해도 우리 아빠가 당신이 고등학교만 졸업하셔서 동생들을 더 악착같이 공부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내 남동생이 중학생이 되던 어느 날 저녁,술이 약간 취해 들어오신 아빠가 우리 사남매를 모두 불러 모으시더니 술을 한 잔씩 따르게 하셧다.



그리곤 그 술을 다 드신 뒤 갑자기 크게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리셨다.너무도 뜻밖의 일에 우리는 몹시 당황했다.

한참 뒤 아빠는 그 동안 우리에게 거짓말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너흰 아버지가 고등학교를 나온 걸로 알지? 아니다...사실 아버진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몇 년 다닌 것이 고작이다.."

그랬기에 아빤 쌀 공판하는 날이나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할때면 나를 부르셨고, 잔치에 가려고 봉투를 쓸 때도 한문을 곧잘 쓰는 누나를 부르시곤 했다.



그 동안 우리들이 혹시 기죽을까 봐 학력을 속였지만,그 일이 늘 맘에 걸리셨다며 남동생이 커서 아빠를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기다리셨다는 것이다.



이야기하는 내내 아빠는 눈물을 쏟으셨고,듣는 우리도 모두 눈물,콧물 범벅이 되었다.그날 저녁 세상 누구보다도 아빠를 존경하게 된 우리 사 남매는 아빠를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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