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중순 눈폭풍 후에 헌트 레이크(Hunt Lake) 하이킹 > 바람따라 길따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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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길따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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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toba] 2022년 4월 중순 눈폭풍 후에 헌트 레이크(Hunt Lake)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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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2022-04-25 21:32 4,067 0 0
  • - 첨부파일 : rz_IMG_3157.jpg (275.6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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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에 아는 캐나다인들과 함께 화이트쉘 주립공원(Whiteshell Provincial Park) 안에 있는 헌트 레이크 트레일(Hunt Lake Trail)에 다녀온 후로 정말 오랜만인, 1년 6개월 만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하이킹 트레일들 중의 하나인 헌트 레이크 트레일(Hunt Lake Trail)은 1년에 2-3번 다녀오는 트레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실내 모임 규제 때문에 야외 활동에 나선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리면서 주차할 곳을 찾기도 어려웠고, 길이 좁고 바위 투성이인 트레일에서 사람들과 자주 부딪치고, 좁은 오르막 길 또는 내리막 길에서 병목현상도 많이 생겨 그다음부터는 그 트레일에 갈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렇게 1년 이상이 지나고 대유행도 이제 잠잠해지는 것 같아서 모처럼 그곳에 갈 하이킹 계획을 세웠는데 별안간 눈보라와 겨울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다행히 폭풍은 지나갔지만 30cm 가까이 되는 폭설이 내린 지 이틀밖에 안 지나서 그 계획을 취소할지 다른 곳으로 갈지 결정을 못하다가 당일 계획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날씨는 좋았고 하이킹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 같았습니다. 1번 고속도로의 상태도 좋아서 생각보다 이른 시각에 트레일 시작점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는 이미 픽업트럭이 한 대가 주차해 있었고, 눈이 좀 쌓여 있었지만 차들이 지나간 자국이 있어서 괜찮은 줄 알고 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쌓인 눈에 차가 빠져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이킹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 주차장에서 눈이 치워진 길가로 다시 나오기 위해 30분간 밀고 또 밀고 엄청 힘을 뺀 후에야 간신히 그 주차장을 빠져나와 길가에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폭설이 내린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고 눈이 녹을 수 있는 충분한 날씨와 기간이 없었기 때문에 눈신(snowshoes)을 가져갈까 생각했었는데, 헌트 레이크 트레일(Hunt Lake Trail)은 바위가 많은 트레일이다 보니 아이젠(Eisen)과 등산지팡이(hiking poles)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위가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많이 쌓여있어 아이젠(Eisen)보다는 눈신(snowshoes)이 걷기에는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것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위니펙에서 1시간 30분을 달려간 곳이기에 그냥 오기도 그렇고, 우리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그 트레일의 초입 약 200m까지만 한 사람이 다녀간 발자국이 있었고, 그다음에는 온통 눈으로 트레일이 뒤덮여 있어서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는 나무에 붙어 있는 표지판이나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으로만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번 그곳을 다녀 코스에 익숙하다고 자신했던 저는 몇 번 길처럼 보여서 따라갔는데 중간에 길이 사라져 당황했었고, 휴대폰에 저장된 GPS 지도를 확인하고 원래 트레일로 돌아오는데 조금 더 시간을 지체했고 고생도 했습니다. 아마 길처럼 보이던 곳들은 짐승들이 다닌 길이었을 것 같습니다. 눈이 쌓이니 작은 나무들 사이로 있는 길처럼 보여 사람이 다닌 길인지 아닌지 무척 헷갈렸습니다.

어쨌든 고생하는 중에 아름다운 설경도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기분으로 없는 길도 만들어 가면서 즐거운 산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계획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후 들어 예보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그 트레일의 반환점(시작점으로부터 6km)에서 약 2km 못 미치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되돌아왔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이 되돌아오면서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눈이 주차장에서 짐을 정리하자마자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트레일의 끝까지 갔다 올 욕심에 계속 갔으면, 돌아올 때 엄청 고생했거나 악천후로 고립되는 등 위험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우리들의 산행 거리는 약 8km였고, 산행 시간은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 30분, 이동 시간은 2시간 30분이었습니다. 평소 이곳 트레일의 왕복 12km 거리의 하이킹 시간은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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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레이크 트레일(Hunt Lake Trail) 위치와 다녀온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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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레이크 트레일 시작점(Hunt Lake Trailhead)에 있는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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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레이크(Hunt Lake) 동쪽 호수변 절벽과 그곳에 서 있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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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호크 레이크(West Hawk Lake) 동쪽 호수변에 있는 절벽 위에서 호수가에 있는 별장을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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