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에서 자동차 사고시 조치할 사항

푸른하늘 작성
작성일 2012.05.2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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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일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앞에서 황당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정말 1~2초도 안되는 찰나에 쾅하고 차량이 부딪치더군요. 저도 그곳에 가서 부딪칠까봐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앞에 빨간 승용차가 가고 있었고 저도 그 차를 앞에 두고 약 40 Km/h 속도로 따라 가고 있었습니다.

녹색신호을 받고 교차로를 막 통과한 상태라 차량 속도도 높지 않았고 다음 블럭 사거리에도 신호등이 있어 정지신호에 걸린 확률도 높았기때문에 그냥 앞 차와 충분한 간격을 두고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사거리에 거의 도착할 무렵 앞 차가 녹색신호에서 전방에서 오는 차량이 없어서 좌회전을 시작했고 제 차도 신호가 바뀌기 전에 사거리를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쪽에 따라오던 검정색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제 왼쪽 옆으로 추월을 시도했습니다. 아마 속도는 80 km/h 이상으로 무척 빨랐습니다. 앞 차는 좌회전에 들어갔고 추월을 시도하는 차와 부딪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검정색 승용차가 속도를 높여 빨강색 승용차와 안부딪치고 사거리를 통과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빨강색 승용차의 앞부분이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하던 검정색 승용차의 오른쪽 뒷문쪽 뒷부분에 부딪쳤습니다. 앞에서 오는 차가 없다고 고속도로도 아닌 시내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검정색 승용차는 빨강색 승용차에 뒷쪽을 받히고 사거리 건너편 도로 한가운데에서 몇바퀴(아마 2-3 바퀴)를 휭 돌아서 70-80 미터쯤 떨어진 제가 가는 차선으로 돌아와 저와 정면을 서로 마주하게 되었고 그대로 미끄어져 오른쪽 갓 길에 주차된 지프와 부딪친 후 멈춰섰습니다.

빨간색 승용차는 가던 방향으로 사거리 모퉁이에 정차를 했습니다. 사고를 보고 사거리에 진입하지 않고 저도 급제동을 해서 사거리 횡단보도에 간신히 정차할 수 있었습니다.

빨강 승용차에서 여자 두 명이 내리더니 그들도 황당함과 무서움으로 질린 표정으로 유일한 목격자였던, 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횡단보도에 정차해 있는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증인을 부탁했습니다.

다시 녹색 신호를 받아 사거리를 지나 갓 길에 제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무척 놀란 표정이었지만 육체적으로 어디 다친데는 없는 것처럼 보었습니다.

사고를 유발시킨 검정색 승용차는 사거리에서 멀리 떨어져 멈춰섰기때문에, 또 우리도 당황하여 멍청하게 그 차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검정색 승용차에서 건장한 청년 2명이 내리더니 욕을 하면서 우리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습니다. 먼저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은 않고 대뜸 여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자기들은 직진을 잘 했는데 여자들이 자기 차에 부딪쳤다고 큰소리로 윽박지르는 것이었습니다. 말을 하는 걸로 봐선 술을 먹은 것 같지는 않은데, 입에선 독한 담배 혹은 대마초 피운 것 같은 냄새(잘 모르지만 꼭 쑥을 태운 지독한 냄새같은 것)가 났습니다.

우선 사고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여자 두 명에게 말을 했더니 운전했던 여자가 사진을 대신 찍어달래고 해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 찍었더니 두 명 남자들이 이번에는 저에게 오더니 네가 뭔데 사진을 찍느냐고 욕을 섞어 말을 했습니다.

<사진 설명> 좌회전을 하다 뒤쪽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려오는 차에 부딪친 빨강색 승용차, 사진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앞면 왼쪽이 크게 부서졌읍니다.

이곳 위니펙에서 교통사고 발생시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서로의 운전면허증과 보험증서를 보여주고 필요한 것을 적고 다툼없이 사고 현장을 떠나는 것을 많이 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무척 당황했습니다. 거기다 저보다 머리 하나를 얹은 것보다 더 키가 큰 머리 빡빡 깍은 우락부락한 청년들이 내려보며 소리를 치니 혹 이들이 갱단애들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순간 몰려오더군요.

다른 여자 운전자 친구가 자기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저를 변호해 주는 틈을 타서 그들로 부터 좀 떨어진 곳으로 가서 얼른 911에 전화를 했습니다. 도로명을 말하고 두 차량의 충돌사고가 났다고 하니 전화 받은 사람이 다친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크게 다친 사람은 없고 경찰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경찰은 현장에 안오고 MPI에 신고를 하라고 하더군요. 할 수 없이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상대편 남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전화 한 후 2분정도 있으니 먼 곳에서 불자동차 경광등이 번쩍 번쩍 보이기 시작하고 싸이렌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여자들이 잘못했다고 떠들던 상대편 남자들이 별안간 태도를 바꾸어 여자들에게 괜찮으냐고 목소리를 낮추며 안심시키려고 애를 쓰더군요.

소방차가 도착하고 건장한 소방관 5명이 내려서 사람들이 다쳤는지, 자동차 운전자들의 신원과 전화번호를 적고 검정색 승용차와 짚차가 부딪친 곳에도 가서 차량 상태도 확인하고 사고 현장을 잘 마무리를 짓게 도와주었습니다.

저도 소방관의 컴퓨터에 증인으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가도 좋다고 해서 여자들에게는 나중에 MPI 증인을 요청하면 증언을 하겠다고 연락처를 남기고 현장을 먼저 떠나왔는데... 집으로 가면서도 20분도 안된 조금 전에 벌어진 사고 발생 상황과 갱단원처럼 우락부락 생긴 청년들의 험상굿은 표정이며 욕이 떠올라 섬찍한 기분이 빨리 가시지 않더군요.

위 사고를 목격하면서 개인적으로 짧게 생각한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혹 다른 분들이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이 될까해서 정리하는 것이니 그냥 참고하세요.

1. 사고가 발생하면 상대편으로 달려가지 말고, 제일 먼저 주위에 목격자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증인(목격자, witness)을 요청한다. 증인의 이름과 연락전화번호를 수첩에 적는다,

급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당황하고 두려웠을텐데 그 여자분들은 바로 저에게로 달려오더군요. 아마 훈련을 잘 받은 듯.

2. 상대편이 와서 잘잘못을 따지더라도 경찰이나 소방관 등이 오기 전에 목소리를 높여 싸우거나 따지지 않는다.

3. 간단한 접촉사고이면 모르지만 큰 차량사고면 바로 911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4. 상대편의 자동차 번호판 번호, 운전자의 면허증과 보험증서를 달라고 해서 필요한 정보를 적는다.

여자들은 운전면허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지도 않고 그들이 불러주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그냥 받아적더군요. 평소 너무 사람들을 잘 믿어서인지 옆에 있는 저로서는 운전면허증을 확인하지않는 그 여자분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5. 차량을 움직이지 말고 휴대폰이나 카메라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둔다.

예전에 신문에서 읽어보니 사고부위보다는 사고차량과 함께 사고장소 주변을 사진에 넣어 함께 찍어 사고 발생 상황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 후에 사고부위를 자세히 사진으로 찍는다.

MPI 센터에 차량 수리 견적을 받으러 갈 때 점검하는 사람이 견적을 뽑으면서 본인과실유무를 따진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MPI 에서 사고장소와 사고부위의 손상정도를 따져 운전자들의 과실을 따진다고 하니 별 걱정은 없지만 혹 불리하게 판결이 나서 보험료가 올라가면 안되니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 차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손상되어 카메라로 찍어 가져다줬더니 일을 잘 처리해 주더군요. 혹시 모르니 사고현장을 꼭 사진으로 남기세요.

며칠 지나고 한번 정리해 둘 필요가 있어서 적어봤습니다. 교통법규 잘 지키고 안전운전하세요.